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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3.

해사기술연구소에서 선박해양공학연구센터로

1980년대 말,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통폐합 이전으로 환원하자는 움직임이 과학기술계와 기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이에 정부는 과학기술 고도화정책 추진에 따라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기능을 재조정했다. 그 결과 연구소는 1989년 10월
한국기계연구소 소속 대덕선박분소에서 부설 해사기술연구소로 다시 발족하게 됐다. 이후 1990년대 초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기능 재조정을 거치면서 연구소는 한국기계연구원 내 선박해양공학연구센터로 흡수 통합됐다. 이 과정에서 연구소의 기능과
조직은 대폭 축소되고 연구인력 또한 크게 감소되었을 뿐 아니라 연구개발 활동에도 크고 작은 제약이 뒤따랐다. 이렇듯 거듭되는
환경변화 속에서도 연구소는 첨단 선박설계 및 해양공학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해양자원개발 및 해양오염방지 등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하여 많은 성과를 거뒀다.

제1절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해사기술연구소 발족

1980년 정부의 통폐합 정책 실시 이후 정부출연 연구기관은 줄었지만, 각 연구소 산하 센터 등 부설기관이 꾸준히 설립되어 실질적으로는 그 수가 증가했다. 운영 효율성 문제들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그간 통합됐던 연구기관들의 분리・독립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었고, 1988년 10월, 대덕선박분소를 기계연구소에서 독립시켰다.

기계연구소는 연구소 산하 대덕선박분소, 기업기술지원센터 등에 대한 정부의 분리방침에 따라 관련 로드맵을 수립했다. 우선 1988년 12월, 선박분소를 선박해양공학연구소로 독립시킨다는 구상 아래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한 뒤 확정안을 이사회에 상정해 1989년 1월 선박분소를 기계연구소 부설기관으로 전환한 다음 1991년 독립 연구소로 출범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1989년 10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대덕선박 분소를 부설기관인 해사기술연구소로 발족했다.

1990년을 전후해 연구소의 산·연 협력 연구개발이 활발해졌다. 가장 먼저 1989년 2월 연구소는 민간업체와 2년간의 공동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선박엔진 운전제어용 모니터링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1990년 9월에는 선박화재계측 및 경보장치를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해 선박화재에 대한 경보와 신속하고 안전한 소화과정을 자동화하고 국산화하는 데 성공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장비를 국산제품으로 대체함으로써 연간 10억 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소는 조선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989년 국가대형과제인 선박설계·생산전산 시스템 개발사업으로 가속화됐다. 1984년, 연구용으로 개발한 선상 조종시뮬레이터를 실용화하기 위해 단기기업화 기술개발과제인 ‘소형컴퓨터를 이용한 선박 조종시뮬레이터 개발 및 제품기술 개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1989년 실제 선박에서 사용하는 항해기기를 활용한 2세대 선박 조종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부설 해사기술연구소 현판식
부설 해사기술연구소 현판식
선박엔진 제어용 모니터링시스템
선박엔진 제어용 모니터링시스템

제2절

한국기계연구원
선박해양공학연구센터로 통합

해사기술연구소는 1992년 2월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이 확정한 기능조정안에 따라 기계연구원 부설 연구기관 형태를 유지하되, 조직과 기능은 크게 축소됐다. 이런 가운데 1992년 말, 정부는 기계연구원의 부설기관인 해사기술연구소의 민영화 방침을 제시했다. 이에 기계연구원은 민간 업계의 출연을 독려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기계연구원 이사회는 연구소를 부설기관이 아닌 내부 조직으로 흡수하기로 하고, 1993년 4월 선박해양공학연구센터로 개편했다.

한편, 조선기술의 발달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실제와 가까운 해상환경에서 선박과 해양구조물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실험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연구소는 1990년 2월 자체적으로 해양공학수조 건설위원회를 구성해 시설 및 건설을 기술적으로 지원, 1992년 1월에는 선형시험수조 북쪽의 공터를 건설부지로 확정하여 그해 12월 기공식을 거행했다. 해양공학수조 건설을 추진한 지 9년 만인 1998년 1월 부속연구동에 이어 6월에 해양공학수조를 완공하고 대차를 설치함으로써 해양구조물, 해저탐사장비, 수중통신 등의 연구기반을 구축했다.

1990년부터 연구소는 해양자원과 해양에너지 및 해양공간 개발 등 해양이용에 필요한 무인잠수정 개발과 차세대 해상교통수단으로 부상한 초고속 여객선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ROV의 모형인 ‘KROV’ 개발에 이어 1993년 말에는 KROV 기술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300m급 ROV인 ‘C-ROV 300’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998년에는 순수 국내 기술로 수중탐사용 자율무인잠수정(AUV) ‘보람호’를 개발하고, 연구소가 완공한 대형 해양공학수조에서 수중항해와 탐사기능을 시연했다.

해양공학수조 초기모습
해양공학수조 초기모습
200M급 탐사용 자율무인잠수정 VORAM
200M급 탐사용 자율무인잠수정 VORAM